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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장애 1등급의 삶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결정 앞에 놓여진다. 아침에 무슨 옷을 입을지, 혹은 점심으로 어떤 메뉴를 먹을지 하는 소소한 일상속 결정의 순간부터 시작해서 진로선택이나 인생의 갈림길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선택의 폭이 다양하고 넓어진 탓에 간단한 것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심리를 "결정장애"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에 결정하지 못하고 차후로 미루거나 다른 사람에게 결정을 부탁하기도 한다.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라고 말한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의 이름을 따서 "햄릿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한다.


나는 결정장애를 등급으로 따지다면 아마 1등급이었을 것이다. 사소하게 식사메뉴를 결정할 일이 생겨도 머리속에 수없이 많은 메뉴들이 떠올라서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선택을 부탁하곤 했다. 인터넷쇼핑으로 옷을 살때에는 위시리스트를 가득 채우고 무엇을 사야할지 선택할 수 없어서 주변사람들 의견을 묻고서 겨우 쇼핑을 완수하곤 했다. 


중요한 결정 앞에서 부담이 많이 될때는 나보다 경험이 많은 분들이나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그대로 따르다보니 내 삶의 주체가 누구인지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다. 누구에게나 있는 취향이 나에게도 분명히 있는데 그걸 표현하고 즐길 기회를 내자신이 스스로 제한하고 있는 셈이었다. 삶이 여유있어져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고마운 일이긴 했지만 그로인해 생겨난 결정장애가 행복의 아이콘은 아니었다.

출처 www.keepcalmandcarryon.com

결정장애를 극복하다

몇년전 마음수련이라는 명상을 시작하게 되었다. 마음수련에는 마음빼기방법Mind Subtraction Method라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마음을 뺄 수 있다. 가라앉히거나 참는 것과 달리 내가 갖고 있는 마음의 근본원인을 빼서 그 마음에서 벗어나 행복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 마음의 근본원인과 무의식중에 담아놓은 부정적인 생각들도 빼기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놀라웠다. 


처음에는 내 삶을 많이 돌아보았다. 나라는 사람은 자존감이 낮아서 사랑이나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가 큰 사람이었다. 그래서 내 결정에 책임을 지고 성장시켜나가는 것보다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늘 앞섰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대신 결정을 해달라고 의존하는 것이 더 편했다. 남들이 결정해주면 안심이 되고 인정을 받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내가 직접 선택을 하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는 남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지가 선택기준이었다. 자존감이 낮아서 스스로를 위한 선택을 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했었다. 


내 취향이나 스타일도 항상 들쑥날쑥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선택기준이 항상 주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 무엇이 좋다고 하면 그걸 선택했다. 그 누군가의 선택이 바뀌면 내 선택도 같이 바뀔 수 밖에 없었다. 하나의 아이템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 다른 의견을 낼때면 내 머릿속은 멍해졌다. "도대체 어쩌라는거지?" 나에게 강요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강요받는 나는 항상 있었다. 


명상을 하면서 인정욕구, 사랑욕구에 가려져서 보기 싫어하던 불편한 현실을 직시할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는것. 죽는 순간 내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나라는 것. 내일 후회할 것이 두려워서 죽는 순간 인생 전체를 후회한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런 겁쟁이로 살지 않고 지금 모두 다 버리겠다는 각오로 인정욕구, 사랑욕구를 버려나갔다. 성인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인정과 사랑의 울타리가 필요할만큼 너무나 쉽게 상처받고 그만큼 자존심이 센 사람이라면 10년 20년뒤에도 같은 모습일 것이 뻔했다. 다 버리고 싶었다.

 

출처 www.arrestedmotion.com


결정장애 이렇게 변화하다

의존욕구가 없어지다

의존욕구, 인정욕구, 사랑욕구가 없어지니까 마음이 참 가벼워졌다. 그동안 쓸데없는데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살았었던 거다. 누군가의 인정이나 사랑이 없으면 큰일이 날 것처럼 살았었는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버림받아서 매일밤 슬프게 울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사심없이 대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건강한 인격체로 섰을때에 상대 역시 건강한 인격체로 내 앞에 설 수 있었다. 긍정적인 마음을 함께 향해서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 참 행복하다. 

스스로에게 책임을 지기 시작하니까 중심이 서고 흔들림이 줄어들었다. 내 선택에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 이 순간 내릴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라는 자신감이 있으니 어떤 결정을 내려도 만족스러웠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다 

내 무의식에서는 '이걸 선택하면 다른걸 못한다', '나중에 실패하면 어쩌지?',  '뒷수습하기가 더 힘들겠다' 등등 이런 생각들이 쉴새없이 떠들고 있었다. 그런 마음을 빼기하니까 진심으로 원하고 필요한 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심이 줄어들면서 그동안 숨겨져있던 감각이 되살아나면서 직관의 힘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결정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시간도 훨씬 짧아졌다. 만약 그 결정이 아니었으면 그냥 아닌것이다. 지나간 일에 연연하면서 지금 중요한 일을 놓지는 것이 더 안타까운 일이다. 무엇을 결정하더라도 배우는 것은 항상 있으니까!


자신을 정확히 알고 발전하다

요즘에는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끼치는 의견이나 정보를 수집할 때에 무분별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신중하게 받아들여서 결정할 때에 적절하게 서포트할 수 있도록 한다. 자기를 돌아보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이 어울리는지, 또 무엇을 피하는 편이 좋은지를 알게 되면서 가능해졌다. 이제는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할 수 있는 시야도 생기게 되었다. 그렇게 내린 결정은 후회가 되지 않았다. 결정이 빛이 날때까지 아끼고 인내하는 태도도 점점 커지고 있다. 어제보다 더 나아지고 성장하는 기쁨이 참 크다. 


마음빼기, 정말 좋다!

마음수련을 처음 시작할 때에 살을 뺀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마음을 뺀다는 말은 처음 들었었다. 비만체형이 되면 다이어트(=빼기)를 하고 식사를 하면 화장실을 가서 배설(=빼기)을 한다. 하지만 마음을 먹고 쌓고 담으면서 빼기를 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돌아보면 셀룰라이트보다 X보다 더 흉한 그런 마음들을 어떻게 다 담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만약 그마음들 다시 갖겠냐고 한다면 절대 절대 싫다. 지금도 명상을 하면서 인격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점점 변화하고 있다.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게 되었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훨씬 부담없고 진실되어졌다. 결정장애를 없애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행복한 삶을 선물로 받았다. 지금 갖고 있는 문제로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 사람들, 행복과 삶의 의미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마음수련 명상을 만나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마음수련 홈페이지 http://www.meditationlife.org

불면증 7시간만에 진짜 잠들었다 http://sionlee.tistory.com/55

출처 https://kr.pinterest.com/hellogigg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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